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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믿는다는 것

by 목목헌 202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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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처를 지나, 다시 마음을 여는 용기

 

사랑은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강렬하고도 섬세한 감정입니다. 누군가는 사랑을 축복이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그것을 상처라 말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사랑을 통해 웃고, 울고, 심지어는 무너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건, 외로움과 자책, 그리고 끝없는 회의입니다. 다시는 누군가를 믿지 않겠다고, 다시는 그 감정 속에 나를 던지지 않겠다고 결심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다시 사랑을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랑이 우리 존재의 근원적인 필요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타인을 향한 진심 어린 관심은 곧 내 마음의 결을 깨우는 일이기도 하죠.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 속에서, 우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결국 나 자신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가장 순수한 본능이자 본질입니다. 그렇기에 상처를 받더라도 우리는 언젠가 다시 누군가를 바라보며 미소 짓게 되고, 또 한 번 마음을 열게 됩니다. 이는 비단 망각이나 무모함이 아닌, 진정한 용기에서 비롯된 결정입니다.

사랑을 믿는다는 것은, 사람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2.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을 향한 믿음

 

사랑을 믿는다는 것은 사실, 사람을 믿는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그들이 완벽하다는 기대가 아니라, 그들이 불완전함 속에서도 진심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결핍된 존재입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은 상처들, 실패와 후회,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날선 말들이 우리 내면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그런 상처들이 우리를 영영 고립시킬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손을 잡아줄 때, 우리는 알게 됩니다. 결핍은 사랑의 장벽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사랑은 타인의 단점과 불완전함을 감싸 안는 것이며, 그 안에서 나의 결핍도 보듬어지는 경험입니다. 사랑을 믿는다는 것은, 그 믿음이 실망으로 돌아올지라도 그 사람의 가능성과 마음을 인정해주는 일입니다.

비록 상대가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고, 때로는 뜻하지 않은 오해와 다툼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 함께 하겠다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이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 수 있고, 서로의 결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3. 끝이 아닌 흐름으로서의 사랑

 

사람들은 흔히 사랑을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시간이 흘러 이별하게 되면 그것은 하나의 완결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단순한 시작과 끝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삶의 어느 지점에 스며드는 흐름입니다.

과거의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그것이 무의미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랑은 여전히 내 안에서 어떤 형태로 살아 있으며, 나를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남긴 흔적들은 이후에 만나는 사람에게 더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게 만드는 기반이 됩니다.

사랑을 믿는다는 것은, 지금의 사랑이 영원하다는 확신보다는, 그 사랑이 나를 변화시킬 것이며,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은 단순히 관계의 지속 여부를 넘어, 나 자신을 향한 신뢰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랑은 반드시 이성 간의 연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친구 간의 우정, 가족 간의 애정, 동료와의 신뢰, 그리고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까지 모두 사랑의 일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을 믿는다는 것은 결국, 세상을 믿는다는 말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사람들의 마음이 멀어질 때조차,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랑의 힘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 믿음이 우리를 다시 걸어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