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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가기 - 뿌리 내리고, 흔들리며, 성장하는 삶

by 목목헌 2025.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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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바람, 햇살을 이겨내며 단단하게 뿌리내리는 나무는 인간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나무는 소리 없이 자라지만, 그 고요함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곧, 뿌리 내리고 흔들리며 성장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빠르게 변하고 경쟁이 치열한 세상 속에서 길을 잃곤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나무를 바라보며 삶의 방향과 태도를 되돌아보는 일은 큰 울림을 줍니다.

 

1. 뿌리 내리기 존재의 근원을 찾는 과정

 

나무의 삶은 뿌리를 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뿌리는 단지 나무를 지탱하는 기능적인 구조가 아니라, 생명의 원천이며 성장의 시작점입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 태어난 배경, 성장해온 환경, 체득한 가치관은 하나의 '뿌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 뿌리를 망각하거나 무시한 채 겉으로만 성장하려 합니다.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일입니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어떤 경험이 나를 만들어왔는지를 성찰하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자기소개가 아니라,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이러한 자기 이해가 선행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기반을 굳건히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예술적인 감성을 지닌 가정에서 자랐고, 또 어떤 이는 강한 생존력을 요구하는 환경에서 성장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토양' 위에서 자란 사람들은 저마다의 뿌리 방식이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은가, 얼마나 풍성한 양분을 품고 있는가입니다. 그것이 이후의 흔들림을 견디는 힘이 됩니다.

우리 모두는 한 그루의 나무입니다.

2.  흔들리기 바람을 맞으며 배우는 유연함

 

뿌리를 아무리 깊이 내린 나무라 하더라도, 바람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언젠가 뿌리째 뽑혀버릴 수 있습니다. 바람은 삶의 시련과 도전,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의미합니다. 누구도 이러한 바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바람 속에서 어떻게 흔들리는가입니다.

유연하게 흔들리는 나무는 강합니다. 그들은 바람에 몸을 맡기되, 중심은 잃지 않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사람은 오래도록 살아남고 성장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타인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아는 자세는 결국 더 넓은 세상을 품을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유연함은 고집과는 구분됩니다. 고집은 자기를 지키려는 폐쇄적인 에너지이고, 유연함은 자기를 바꾸려는 개방적인 태도입니다. 전자는 자신의 껍질 안에 갇히게 만들고, 후자는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게 합니다. 나무는 잎사귀를 계절에 따라 바꾸며, 가지를 필요에 따라 늘리고 줄입니다. 그러나 결코 줄기는 잃지 않습니다. 이런 지혜로운 흔들림이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삶의 자세입니다.

 

3. 성장하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나는 시간

 

우리는 흔히 성장을 눈에 보이는 변화로만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진짜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시작됩니다. 나무는 하루아침에 키가 크지 않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자라납니다. 그들의 성장은 조용하고 느리며, 긴 시간의 축적을 필요로 합니다.

인간의 삶도 이와 닮아 있습니다. 진정한 성장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극적인 변화보다는, 매일매일의 성실한 반복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하루하루가 모여 언젠가 단단한 사람으로 완성됩니다. 이 과정을 무시한 채 단번에 성공만을 좇는다면, 그 열매는 곧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나무는 또한 계절을 압니다. 봄이 와야 잎을 틔우고, 여름에는 햇살을 받아들이고, 가을엔 열매를 맺고, 겨울엔 쉼을 선택합니다. 이 자연스러운 리듬을 따르기에 그들은 지치지 않고, 매번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인간 역시 삶에 리듬을 부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일에 몰두할 때와 쉬어야 할 때를 구분하고, 성장의 시기와 멈춤의 시기를 구별할 수 있는 통찰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단단한 줄기를 갖게 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자라날 수 있습니다.

 

4. 나무의 침묵과 감응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삶

 

나무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는 커다란 느티나무, 골목 끝에 조용히 서 있는 감나무 한 그루, 산길에서 마주치는 소나무의 진한 향기. 이 모든 것들은 말을 하지 않지만,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우리에게 말 없는 위로를 건넵니다.

이처럼 존재 자체로 힘이 되는 사람, 그 자체로 평온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는 것은 결코 허황된 바람이 아닙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자신의 삶을 아끼는 사람, 조용하지만 깊은 내면을 가진 사람은 주변에 잔잔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 영향은 말보다 깊고, 행동보다 오래갑니다.

현대 사회는 말이 너무 많고, 너무 시끄럽습니다. SNS를 통해 끊임없이 드러내고 증명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에서, 말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오히려 용기 있는 일입니다. 나무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살아가는 태도는 우리 사회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미덕입니다.

 

5. 나무의 죽음 순환 속의 아름다움

 

나무는 언젠가 늙고 죽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조차 아름답습니다. 고목이 되어 쓰러진 나무는 새로운 생명의 터전이 됩니다. 이끼가 자라고, 곤충이 깃들며, 썩은 나무는 흙이 되어 또 다른 생명을 키웁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순환입니다.

인간의 삶 역시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입니다. 그러나 그 여정이 아름답고 의미 있다면, 그 끝 또한 두려움보다는 평온함으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남긴 흔적들이 누군가에게 울림이 되고, 나의 삶이 또 다른 삶의 양분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잘 살아낸 것입니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말은 단순한 감성적인 문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곧 깊이 있게 살고 싶다’, ‘흔들려도 꺾이지 않고 싶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성장하고 싶다는 간절한 고백입니다. 그런 삶은 외롭고 느릴 수 있지만, 결국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이 됩니다.

 

마치며 우리 모두는 한 그루의 나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토양 위에 선 한 그루의 나무입니다. 어떤 이는 메마른 땅에서, 어떤 이는 비옥한 들판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디서 시작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뿌리 내리고, 어떻게 흔들리며, 어떻게 성장하는가입니다.

삶은 때로 비바람 같고, 때로 햇살 같으며, 때로는 무심한 계절처럼 지나갑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을 견디며 한 해, 또 한 해의 나이테를 남기는 삶이야말로 진짜 살아낸 삶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서 있을까요? 나무처럼, 조용히 자기 삶을 밀고 나가고 있나요?

오늘 하루,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고, 길가의 나무를 바라보며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나는 지금,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나는 지금, 어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가?”

나는 지금, 얼마나 자라고 있는가?”

 

그 질문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삶의 방향을 찾고, 다시 단단히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도 누군가에게 말없이 위로가 되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