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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집을 짓는 일: 스스로에게 안전한 공간 만들기

by 목목헌 2025.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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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의 기초공사: 나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는 집짓기

 

누군가에게 집이란 단순히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으로부터 잠시 등을 돌릴 수 있는 장소,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진정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쉼터입니다. 하지만 외적인 집만큼이나, 우리에게는 내면의 집, 마음의 집이 필요합니다. 그 집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홀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상처받은 마음을 조용히 돌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그 마음의 집은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할까요?

 

기초공사 없이 튼튼한 집이 지어질 수 없듯, 마음의 집도 자기이해라는 단단한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합니다. 기쁨, 슬픔, 분노, 외로움 등... 그 감정들을 겉으로는 감추거나 애써 외면하지만,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 감정의 집이 무너지듯 무너져내립니다.

마음을 위한 집을 짓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 어떤 판단도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가?”, “이 감정의 뿌리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라고 조심스럽게 자문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답을 정확히찾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졌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마음을 위한 첫 벽돌을 쌓는 일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통제하거나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감정은 억누르거나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온,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면 할수록 마음은 소리를 높이고, 때로는 병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감정을 통제하기보다 경청하는 것입니다. 내면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를 탐색하는 것은 내 마음을 안전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마음의 집은 오직 나만이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지어갈 수 있습니다 .

2. 마음의 가구를 고르는 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위로의 언어 찾기

 

집을 짓고 나면, 그 안을 채워야 합니다. 벽과 지붕이 아무리 단단해도, 텅 빈 집은 사람을 외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음의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그 집 안을 채울 가구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구란, 나를 위로하고 보살피는 언어와 태도들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어떤 책일 수도 있고, 음악일 수도 있으며, 단순한 일상 속의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가구들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그리고 진정으로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에게는 따뜻한 시 한 편이 하루의 울림이 되기도 합니다.

너는 그저 그렇게 있어도 괜찮아.”라는 시구가 마음에 남아, 그것을 수없이 되뇌이며 자기 자신에게 허락을 주는 경우도 있지요. 또 다른 이에게는 조용한 산책이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비로소 숨을 고르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위로의 언어는 결국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언어를 찾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아야 합니다. 일기를 써보기도 하고, 감정 일지를 만들어보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에게 작은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라는 말 한 마디를 자신에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마음을 가득 채우는 푹신한 소파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점은, 마음의 가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위로가 되었던 것이 지금은 무거운 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과감히 그것을 내다 버리고, 새로운 가구를 들이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삶이 변화하듯, 마음도 변화합니다. 그러니 그 변화에 맞춰 자신에게 맞는 위로를 새롭게 찾아가는 것도 아주 자연스럽고 건강한 일입니다.

 

3. 문과 창을 내는 일: 외부와의 건강한 경계 만들기

 

마음의 집이 완성되면, 우리는 그 집에 문과 창을 내야 합니다. 완전히 닫힌 집은 외부와 단절된 채 썩어가고 말 것이며, 너무 열린 집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무방비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마음에도 건강한 경계가 필요합니다. 이 경계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 역할을 하며, 동시에 세상과 연결되어 있을 수 있는 창문이 되어 줍니다.

경계는 단절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연결을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누군가에게 지금은 힘들어서 대화를 잠시 미루고 싶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경계가 바로 나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종종 관계 속에서 지나치게 헌신하거나, 무리해서 타인의 기대를 맞추려 하다가 스스로를 소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어디까지 괜찮고 어디서부터 힘이 드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물론, 경계를 세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상대방이 가까운 가족이거나 오래된 친구일수록 더욱 어렵습니다. 하지만 경계 없는 관계는 결국 서로를 침범하게 만들고, 감정의 갈등과 피로를 낳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용기를 내어, 조금씩 나만의 공간을 지켜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할지라도, 점차 그 경계는 내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가장 든든한 기둥이 되어줄 것입니다.

창문은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 나는 언제든지 마음의 창문을 열어, 바깥의 빛과 바람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햇살 좋은 날의 바람, 노을이 물든 하늘, 좋아하는 책 한 권도 마음의 창문이 되어 세상과 이어지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창문이 나의 선택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내가 원할 때만 세상과 연결되도록, 주도권을 내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 바로 안전한 마음의 집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세상의 바람은 때로는 차갑고 거셀 수 있습니다. 그런 바람 앞에서 견디기 위해, 우리는 마음의 집을 짓습니다. 그 집은 다른 누구도 대신 지어줄 수 없습니다. 오직 나만이,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지어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무너지고, 다시 세워야 할지라도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더 넓어진 내면의 평화를 얻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세상과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는 그 집...

그 안에서 우리는 다시 숨을 고르고,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당신도 오늘부터, 마음의 집 한 벽돌을 쌓아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