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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왜 바뀌지 않을까? – 무의식과 행동 변화의 비밀

by 목목헌 202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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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결심을 한다.

내일부터 운동을 시작해야지”, “이제는 늦게 자지 말아야지”, “이번 달엔 절대 과소비하지 않겠어”...

그러나 이러한 다짐은 종종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 머리로는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무기력해진다. 왜 그런 걸까? 왜 우리는 습관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걸까? 그 해답은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했던 무의식이라는 심리의 깊은 층에 숨어 있다.

습관 변화는 자기이해의 과정이다.

의식은 다짐하지만, 무의식은 저항한다.

 

우리가 어떤 습관을 고치려 할 때, 흔히 의지력만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이와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표면적으로는 의식이 변화의 결심을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대부분의 행동은 무의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무의식은 단순히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마음의 일부가 아니다. 그것은 반복된 경험과 감정, 기억, 신체 감각들이 응축된 시스템이다. 예컨대 우리는 아침마다 양치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행동을 별다른 고민 없이 수행한다. 이것은 의지력이나 의식적인 판단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새겨진 자동적 행동 패턴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무의식적 행동을 자동화(automation)’라고 부른다. 뇌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반복되는 행동을 자동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어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강화되어 온 자동화를 해체하는 일이다. , 무의식은 변화에 저항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생각을 바꾼다고 해서 행동이 바뀌지는 않는다.

 

보상과 회피의 심리 습관이 유지되는 이유

 

우리가 특정 습관을 반복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습관이 우리에게 심리적 보상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야식을 먹는 습관은 단순한 식욕 때문이 아니라,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보상 메커니즘일 수 있다.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습관 역시 지루함을 피하거나 사회적 연결감을 느끼기 위한 심리적 보상이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강화(reinforcement)’ 개념으로 설명한다. 특정 행동 뒤에 긍정적인 결과(보상)가 따라오면, 그 행동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지어 부정적인 습관도 일시적인 안도감이나 위안이 되면 강화된다. 이러한 보상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며, 우리는 자주 왜 이런 행동을 또 했을까?”라고 의문을 품지만, 사실 뇌는 이미 그 행동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회피. 우리는 불쾌한 감정이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습관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람과의 대화를 피하기 위해 계속 스마트폰만 보거나, 업무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폭식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 습관은 단순히 어떤 것을 하고 싶은행동이 아니라, 어떤 감정이나 상황을 피하기 위한반응일 수도 있다.

이렇듯 습관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무의식적 보상과 회피의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구성된 복잡한 체계이기에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다.

 

변화의 첫걸음, ‘관찰이라는 무기

 

무의식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의식의 빛을 비추는 것이다. ,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인지치료에서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이 바로 이 관찰 일지이다. 우리는 행동을 바꾸려 하기 전에, 먼저 그 행동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낀 후에 일어나는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야식을 자주 먹는다면, 그 상황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배가 고파서였는가? 아니면 외롭고 허전했기 때문인가? 혹은 하루 동안 억눌린 감정이 폭발한 결과였을까? 이런 식으로 자신의 행동과 감정 사이의 연관성을 탐색하면, 우리는 단순한 반복행동 너머의 무의식적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관찰은 변화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왜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가?’를 질문하는 순간, 그 행동은 더 이상 무비판적인 습관이 아니라, 성찰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이 성찰이 반복되면, 무의식 속 자동화된 행동 패턴은 점차 느슨해지기 시작한다.

 

작은 반복이 만든 새로운 무의식

 

습관은 단번에 바뀌지 않는다. 그것은 수십 번, 수백 번의 반복을 통해 무의식에 새겨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습관을 없애는 방법은 단순히 그 습관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새로운 습관을 서서히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행동과학에서는 이를 대체 행동(replacement behavior)’이라고 부른다. 기존의 습관을 무작정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그 자리에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행동을 삽입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폭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폭식의 순간에 차 한 잔을 마시거나, 산책을 하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억지로 느껴질 수 있지만, 반복되면 새로운 보상 시스템이 뇌에 학습되기 시작한다.

또한 습관 변화는 작은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매일 1시간 운동하겠다는 거창한 계획보다는, “매일 5분간 스트레칭을 하겠다는 작고 실현 가능한 목표가 훨씬 더 강력한 변화를 이끈다. 작은 성공이 반복되면, 자기 효능감이 생기고, 이는 점점 더 큰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

무의식은 말이 없지만, 반복에 약하다. 그것이 긍정적인 반복이든, 부정적인 반복이든, 결국 무의식은 그것을 학습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습관을 바꾸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작은 반복이다. 새로운 반복이 새로운 무의식을 만든다.

 

마치며 습관 변화는 자기 이해의 과정이다.

 

습관은 단순히 행동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 감정, 기억, 무의식이 얽힌 심리적 구조물이다. 그래서 습관을 바꾸는 일은 단순한 결심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반복 행동을 나약함이나 게으름으로 여기지만, 그 속에는 무의식적 보상, 감정의 회피, 오랜 기억이 숨어 있다. 그것을 무시한 채 억지로 바꾸려는 시도는 대개 실패로 끝난다. 반면,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부드럽게 관찰하고, 작은 행동을 반복하며, 대체 가능한 습관을 천천히 심어가는 사람은 결국 변화를 이룬다.

습관은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패턴이다. 그것이 무의식에 의해 지배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도 무의식에 맡긴 채 살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무의식을 이해하고, 그 위에 의식적인 선택을 조금씩 더해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다.

오늘도 무의식은 우리를 익숙한 길로 이끌지만, 그 길에서 잠시 멈춰 설 용기가 있다면, 우리는 전혀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 그 변화는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단 한 번의 새로운 선택, 5분의 행동 변화가 우리의 무의식을 다시 쓰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습관 변화의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