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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없이 살 수 있을까? : 비움의 미학

by 목목헌 202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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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안에 숨은 욕심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우리는 살면서 자주 이런 말을 듣습니다.

 

"욕심을 버려라", "비워야 채워진다", "소유보다 존재가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욕심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그것을 정말 버릴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은 많지 않습니다.

욕심은 인간 본성에 뿌리를 둔 감정입니다. 생존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려는 본능에서 시작된 욕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왔습니다. 물질적 소유, 사회적 지위, 타인의 인정, 더 나은 조건, 더 많은 관계, 더 높은 성취이러한 것들은 모두 우리 안에 욕심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론 욕심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욕구는 인간을 성장하게 만들고, 문명을 발전시키며, 창조와 개혁의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통제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지배할 때입니다. ‘더 많이라는 주문은 끝이 없습니다. 욕심은 충족되기를 원하지만, 역설적으로 충족될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 사막의 모래처럼 손에 쥘수록 빠져나가고, 그 허기는 메워지지 않는 굶주림처럼 우리를 끌고 다닙니다.

그리고 그 욕심이 만들어내는 것은 종종 불안과 피로, 비교와 질투, 그리고 내면의 공허함입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잃어버립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묻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정말 필요한 걸까?"

"비우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비움은 더 나은 나를 위한 준비입니다 .

2. 비운다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라, 되찾는 것이다.

 

비움이란 무엇일까요?

겉으로 보기엔 '포기''잃음', 혹은 '소유하지 않음'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오히려 되찾음에 가깝습니다. 비운다는 것은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며, 본래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자극과 정보에 노출됩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고 판단하며, 더 나은 무언가를 좇습니다. 그러다 보면 내 삶의 중심은 점점 바깥으로 밀려나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순간에 비움은 우리를 되돌려 놓는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잠시 산책을 하는 일, 주말마다 바쁘게 일정을 채우기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일, 필요 없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나만의 공간을 가꾸는 일 등 이 모든 것은 비움의 실천이며, 단순히 무언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정돈하고, 내가 누구인지 다시금 묻는 과정입니다.

비움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평온함, 명료함, 자신과의 연결감, 그리고 감사의 마음. 욕심을 버리는 것이 두려울 수 있습니다. 왠지 그것은 나의 가능성까지 버리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비움을 경험한 사람들은 말합니다. "비우고 나서야 진짜 내가 보였어요"라고.

결국 비움은 잃는 것이 아니라 되찾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그리고 삶의 균형을 말입니다.

 

3. 욕심을 다스리는 일상의 지혜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어떻게 욕심을 다스릴 수 있을까요?

욕심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고', '거리를 두며',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지혜를 통해 욕심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비교하지 않으려는 연습입니다. 우리는 습관처럼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합니다. 누가 더 좋은 차를 타고, 누가 더 멋진 직장을 가졌으며, 누가 더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지를. 하지만 비교는 욕심의 불쏘시개입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면, 언제나 부족함만이 남습니다. 그러니 비교 대신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내가 원하는 삶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두 번째는 소유의 욕심을 줄이는 일상적 습관입니다. 미니멀리즘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철학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그것이 비움의 지혜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주기적으로 물건을 정리하고, 새로운 물건을 들이기 전 꼭 필요한지를 스스로 묻는 습관. 한 달에 한 번,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만 남기는 정리의 날을 정해보는 것도 좋은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감사하는 마음을 기르는 것입니다. 감사는 욕심을 잠재우는 가장 강력한 해독제입니다. 현재 가진 것에 집중하고,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인지 되새기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부족하지 않다는 감정을 갖게 됩니다. '이미 충분하다'는 인식은 새로운 욕심이 싹틀 여지를 좁혀 줍니다. 매일 잠들기 전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적는 감사 일기는 작은 실천이지만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는 큰 힘이 있습니다.

 

4. 비움의 끝에서 만나는 진짜 나

 

욕심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꿈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욕심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욕심을 다스리고 이해하며, 그것에 끌려가지 않는 삶일 것입니다.

비움은 단지 소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사고방식, 감정, 관계, 시간, 그리고 삶 전체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욕심을 비운 자리에 남는 것은 허무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맑고 따뜻한 자아의 목소리입니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지금 내가 향하는 방향이 맞는가’, ‘이 순간 나는 만족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진지하게 답할 수 있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나면, 우리는 더 깊은 관계를 맺고, 더 의미 있는 경험을 하며,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욕심을 줄인 삶은 그 자체로 가볍고 아름답습니다. 무언가를 많이 가졌을 때보다, 오히려 덜 가졌을 때 우리가 더 자유롭고 충만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살곤 합니다.

결국 비움이란, 외적인 무엇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내면의 평화를 위한 태도입니다.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은 단순한 절제의 미학을 넘어서, 존재 자체로서 빛나는 삶의 방식입니다. 욕심을 다스리는 자는 자신을 다스리는 자이며, 진정으로 자유로운 자입니다.

 

마치며...

 

우리는 욕심과 함께 살아가고, 욕심을 통해 성장하며, 때로는 욕심으로 인해 무너집니다. 그렇기에 욕심을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욕심을 자각하고, 조절하며,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비워내는 용기입니다.

비움은 단지 물건이나 욕망을 덜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더 나은 나를 위한 준비입니다.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는 그 순간, 우리는 조금 더 지혜롭고 평화로운 존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오늘, 마음 한켠이 무겁고 허전하게 느껴진다면, 작은 비움부터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

욕심 없이 산다는 것은 먼 길 같지만, 그 첫걸음은 지금 이 자리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