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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람들

by 목목헌 2025.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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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들은 큰소리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말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공을 크게 말하고, 작은 일에도 분주히 손을 흔드는 이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런 유형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조용하다. 회의 자리에서도 중립적인 목소리를 낸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법도 없다. 심지어 겉보기엔 배려심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 잊히지 않는다. 오히려 그 조용함 속에서, 누구보다 명확하게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다.

이러한 사람들은 마치 바람처럼 움직인다. 결코 앞서 나서지도, 뒤에 처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을 때마다 누군가는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손해 보는 선택을 결코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미소를 띤 채 한 발 물러나지만, 물러섬이 결국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위치로 이끌어 줄 것임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이라는 말보다 더 복잡한 개념을 갖는다. 겉으로는 중립적이고 온화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철저히 계산된 이기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조용히 모든 것을 가져가는 방식은 단순한 이기심의 문제라기보다, 고요한 조율과 계산 끝에 설계된 관계적 전략에 가깝다.

조용히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람들 속에서 소리 없이 내 것을 잃지 마세요.

2. 희생하지 않고도 모두를 누리는 기술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 생긴다. 더러운 일을 도맡아 처리해야 할 사람, 남는 음식을 치워야 하는 사람, 야근을 자청해야 할 사람. 조직이든 가정이든, 인간관계라는 시스템 속에는 언제나 누군가는 손해 봐야 한다는 구조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런 손해는 늘 같은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또 늘 피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조용히 모든 것을 챙기는 사람들은 이런 시스템 안에서 희생의 루트를 피해간다. 눈에 띄는 거절은 하지 않지만, 교묘하게 미루고 피하며 흐름에서 빠져나간다. 예를 들어, 모임이나 회식의 정산이나 단체 업무 분담에서 살짝 한 발 빠지는 것이다.

더 무서운 건, 그들이 이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일관되게 해낸다는 점이다. 처음 한두 번은 실수인 줄 알지만, 세 번 네 번 반복되면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그 사람은 원래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성실한 사람처럼 인식된다. 이는 그들이 겉으로 티 나지 않게 역할을 분배받는 능력에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맡되, 귀찮고 피곤한 일은 넘긴다. 그러나 이를 너무도 부드럽게 하기 때문에 비판이 쉽지 않다. 그들의 방식은 곧 갈등 회피의 전략이자 자기 이익 극대화의 기술이기도 하다.

 

3. 관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무언의 이기심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특히 배려라는 단어를 굉장히 자주, 그리고 능숙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그 배려는 이상하게도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있다. 겉으로는 모두를 위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안정과 편의를 해치지 않기 위한 포장이었다는 걸 우리는 나중에야 깨닫는다.

예를 들어, 친구들 사이에서 모두가 서로의 사정에 조금씩 맞춰가며 약속을 조율할 때, 그 사람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일정을 바꾸지 않는다. 마치 나는 유연하지 않다는 것을 은연중에 각인시키고, 모두가 그에 맞춰주는 구조를 만들어 놓는다. 가족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아플 때, 힘들 때, 손 내밀어주는 사람은 따로 있지만, 그들은 늘 묵묵히 피해 있는 쪽이다.

결국, 이런 행동들이 쌓이게 되면 관계는 기울어진다. 한쪽은 늘 맞춰주고 배려하며 시간을 쏟아붓고, 다른 한쪽은 조용히 받아내기만 한다. 어느 날, 우리는 문득 허탈함을 느끼게 된다. ‘왜 나는 늘 이 사람에게 양보하고 있을까?’ ‘왜 이 관계에서는 늘 내가 손해를 보게 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방식이 누군가를 지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그 침묵은 죄의식이 아니라 습관적인 자기중심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4. 그들과의 거리,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이런 유형의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의 정서적 출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종종, 정이 많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소진시키며 타인을 감싸 안는다. 그러나 조용히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야말로 최적의 상대다. 상대는 희생하고, 자신은 누리는 구조. 이 균형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다.

이들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쉽지 않다면, 최소한 거리 조절과 감정적 선 긋기는 필요하다. “내가 불편하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주는 것이 첫 번째. 그리고 그 사람이 당연히 받아오던 것들을 이제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 그들이 해오던 패턴을 더 이상 묵인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미루거나 피해갈 때 이번엔 네가 해야 해라고 말하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처음엔 당황할 수 있고,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은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주고 있지 않은가를 되돌아보자. 만약 그렇다면, 그 관계는 이미 기울어져 있다는 증거다. 모든 관계는 대칭을 요구하지 않지만, 최소한의 균형은 필요하다. 한쪽이 무조건 주고, 한쪽이 무조건 가져가는 관계는 결국 정서적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

 

마치며: 조용하지만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사람들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아무 말 없이 모든 걸 가져가는 사람이 더 무섭다.” 이 말은 우리가 살아가며 점점 더 깊이 실감하게 되는 진실이다.

조용한 사람, 겸손해 보이는 사람, 욕심이 없어 보이는 사람...그러나 그 이면에는 확실하고 냉정한 계산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의도가 아니라 결과이다.

우리는 이제 그런 사람들을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피해가기보다는, 그들의 방식과 패턴을 이해하고,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야 할 때다.

조용히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람들 속에서, 소리 없이 내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